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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벨라루스의 비극

관리자 | 조회 31 | 2019.04.26 14:08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벨라루스의 비극



최경숙(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가)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3분 엔지니어들은 체르노빌 핵발전소의 4번 원자로에 있는 일부 시스템의 전원을 차단했다. 정전이 일어나도 터빈이 가동되는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실험이었으나, 원자로 자체의 결함과 엔지니어들의 조작 실수로 통제할 수 없는 연쇄반응이 일어나 체르노빌 핵발전소는 폭발하고 말았다. 폭발은 원자로와 지붕과 측면에 구멍을 냈고, 거대한 원자로 뚜껑이 공중으로 날아가며 노심이 노출되었다.


원자로 폭발 당시 현장에 있던 두 명이 사망하고, 열흘간 발생한 화재의 소화작업에 나섰던 노동자·소방대원 대부분이 심각한 방사능에 노출되었으며, 7월 말까지 29명이 사망하고, 원자로 주변 30km 이내에 사는 주민 9만 2000명은 모두 강제 이주되었다.



2006년 유럽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독립적인 연구인 토치(TORCH) 보고서는 체르노빌의 방사성 낙진이 사고지역으로부터 8,000km나 떨어진 일본 히로시마지역에서도 검출되었고, 3만~6만 명의 초과 암사망을 전망했다. 또한 벨로루시에서만 1만 8천~6만 6천명의 갑상선암 추가 발생을 예상했다.

 

은폐된 벨라루스의 비극

4월 26일 모스크바 공항에서 조종사들은 요오드화은으로 만든 포탄을 실었다. 방사능 가스덩어리가 모스크바에 도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강우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조종사들은 방사능 폐기물의 검은 구름을 쫒아가 요오드화은으로 된 포탄을 쏘았다. 4월 27일 조종사들이 지나간 지역에 강력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다. 빗방울은 공중에서 200미터에 떠 있던 방사성 먼지와 함께 땅으로 떨어졌다. 조종사들은 고독성 방사능 구름을 고멜지역을 넘어 모길레프 지방까지 끌고 갔다. 조종사들이 요오드화은 포탄을 발사한 곳은 어디서나 고독성 방사능 물질이 포함된 비가 내렸다.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당시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중부 도시의 방사능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실시한 인공강우로 인해 벨라루스는 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인공적으로 유도된 비가 내리는 길 위의 수십만 벨라루스 사람들은 방사능에 피폭된 채 살아왔고, 국토의 22%가 방사능에 오염되었다.

 

벨라루스 고멜 지역의 방사능 오염

벨라루스 고멜지역 “위생, 역학 및 공중 보건 센터”의 2019년 3월 방사능 검사결과를 보면, 241개의 식품 샘플을 조사한 결과 23개(9.5 %)의 샘플에서 RDU-99(식품 및 식수의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었다.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식품은 베리류, 버섯류와 우유였다. 크랜베리와 블루베리 통조림에서 검출된 세슘137의 양은 185Bq/kg ~ 216Bq/kg 범위였다. 버섯에서 검출된 세슘의 양은 392Bq/kg ~ 34258Bq/kg 범위에서 검출되며, 아직도 고농도의 오염을 보이고 있다. 뼈에 축적되어 백혈병과 골수암을 유발하는 스트론튬90이 우유에서 평균 4.50Bq/L로 여전히 검출되고 있으며, 한 종의 우유에서는 기준치 이상의 스트론튬90이 검출되었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그리고 우리

사고가 일어난 지 3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체르노빌의 길은 멀기만 하다. 석관으로 원자로를 봉인했지만, 응급 처치일 뿐이다. 연간 4,000㎘ 가까운 빗물이 석관 안에 흘러 들어가며 원자로 내부를 지나 방사능을 주변 토양에 확산시키고 있다. 석관 안의 습기가 석관의 콘크리트나 철근을 계속 부식시키는 것도 문제다. 또 사고 당시 원자로 안에 있던 연료의 대략 95% 정도가 아직도 석관 안에 머무르는데, 이는 적어도 4톤의 방사성 물질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차례대로 폭발한 후쿠시마 핵발전소 1.2.3호기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는 제거할 수 없는 상태로 제대로 파악조차 되고 있지 않다. 또한 녹아내린 핵연료를 냉각시키기 위해 매일 210여 톤의 냉각수를 퍼부으며 엄청난 양의 방사능 오염수를 발생시키고 있다. 후쿠시마 현을 포함한 인근 현의 심각한 방사능 오염 역시 끝이 보이지 않는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사고의 원인은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다. 거짓말로 일관하며 원전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것과 사고로 인한 피해는 벨라루스와 후쿠시마의 일부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었고, 고통은 외면받았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인류에게 커다란 상처와 교훈을 남겼다. 그러나 우리는 이 비극앞에서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다.


연일 지진이 일어나고 있는 동해안은 최대 규모의 원전 밀집 지역이고, 원전 건설 역시 계속되고 있으며, 해외에 원전을 수출하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비극이 우리의 비극이 되지 않도록 핵발전소는 멈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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