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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일본 수산물 안전?... 오염, 조사도 안했다

관리자 | 조회 1385 | 2015.09.04 18:42

[10만인리포트-공포의 후쿠시마, 그후 4년④] 소변서 세슘 검출, 갑상샘암 발병

3월 11일은 후쿠시마에서 원전 사고 일어난 지 4년이 되는 날이다. 아직도 공포는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상처의 현장을 고발하고,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원전 연장-폐쇄 문제를 되짚어보면서 대안을 제시한다. 이 기획은 환경운동연합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으로 진행한다. 아오키 카즈마사 일본 시민방사능감시센터 부이사장과 이메일의 번역 작업은 박소영, 김보영씨가 맡았다. [편집자말]

▲ 일본 시민방사능감시센터가 일본 28개 지역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실시한 결과 18개 지역의 어린아이 소변에서 세슘(Cs-134,137)이 검출됐다. ⓒ 일본시민방사능검사센터
▲ 일본 시민방사능감시센터가 일본 28개 지역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실시한 결과 18개 지역의 어린아이 소변에서 세슘(Cs-134,137)이 검출됐다. ⓒ 일본시민방사능검사센터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났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원전사고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에 후쿠시마의 과거와 현재를 상세히 듣고자, 아오키 카즈마사 일본 시민방사능감시센터 부이사장과 이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아오키 부이사장의 증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참사', 그 자체다. 원전사고 이후 고향을 떠난 주민들이 이제는 '이재민'이란 이름으로 힘겹게 가건물에서 살고 있다. 이 중 몇몇 노인들은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했다. 이들의 자살이 후쿠시마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최종 판결을 받기도 했다. 후쿠시마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거다.

또, 최근까지 원전에서 발원된 수많은 고농도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나가고 있으며 제염처리 작업 후에도 대기와 토양에서 방사능이 계속해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동지역 28개 지역의 어린아이 350명을 대상으로 400여 회 소변검사를 한 결과 18개 지역의 어린아이의 소변에서 세슘(Cs-134,137)이 검출됐다. 후쿠시마에서 약 19km 떨어진 다테시(伊達市)의 어린아이 60%에선 0.2~07 베크럴/L 의 세슘이 검출됐다. 심지어 후쿠시마 지역 어린아이 118명 중 87명은 원전사고 후 갑상샘 암 수술을 받았다. 공포에 가까운 원전사고의 칼날이 어린아이까지 할퀴고 간 것이다.

반면 일본 정부는 "제어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갖가지 문제점과 우려는 무시와 '부흥'을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 최근에는 원전피해 종료를 선언하고 귀환정책까지 서두르고 있다. 언론도 지적보다는 원전정책을 재추진하려는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일본 정부와 언론이 주민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일본 정부의 홍보에 아오키 부이사장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지난 13일 아오키 부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현장에서는 사망 사고를 비롯한 산재 사고 계속 발생"

▲ 시타쇼코쿠 S씨 집 부근(A지역)에서 방사능에 의한 토양오염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조사원. 상자 안 수치는 물 받이 아래 토양에서 측정한 수치로 깊에 따라 변차가 크다. 검정색 수치는 2013년 수치로 2013년 1미터 깊이의 방사능 수치는 0.9에서 0.66으로 하락했다. 반면, 1cm미터 깊이의 토양은 2013년 1.65에서 2.44로 증가했다. 이를 근거로 일본 방사능시민센터는 kg당 134,000bq로 방사능 수치가 2013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봤다. ⓒ 일본 시민방사능감시센터
▲ 시타쇼코쿠 S씨 집 부근(A지역)에서 방사능에 의한 토양오염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조사원. 상자 안 수치는 물 받이 아래 토양에서 측정한 수치로 깊에 따라 변차가 크다. 검정색 수치는 2013년 수치로 2013년 1미터 깊이의 방사능 수치는 0.9에서 0.66으로 하락했다. 반면, 1cm미터 깊이의 토양은 2013년 1.65에서 2.44로 증가했다. 이를 근거로 일본 방사능시민센터는 kg당 134,000bq로 방사능 수치가 2013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봤다. ⓒ 일본 시민방사능감시센터

 -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달라.

"일본의 시민방사능감시센터를 설립한 아오키 카즈마사입니다. 학창 시절인 1970년경 히로시마에 갔다가 그곳에서 원폭 피해를 당한 이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알게 돼 원폭 반대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또, 원자력발전소가 피폭 피해와 갈 곳 없는 핵폐기물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는 원전반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는 원전 반대활동과 함께 눈앞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피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일본방사능시민감사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방사능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게르마늄 반도체 측정기를 갖춘 시민의 감시 센터입니다. 원전 반대운동과 환경 보호 운동 등을 실시하는 시민 단체 공동의 연구소로 설립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단체가 실시하는 조사 활동을 위한 분석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행정 협상이나 재판의 데이터 등으로 사용되는 것도 있으므로 신뢰하는 측정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향후 일본은 저선량 피폭이 오랫동안 문제가 될 것입니다. 이 영향을 고려해 체르노빌 사고의 영향에 대한 학습이나 연구 등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센터와 달리 원전 사고 후 시민들이 설치한 방사능 측정기의 대부분은 어머니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쌀, 야채 등의 방사능 오염을 측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 후쿠시마 원전사고 4년이다. 참사를 맞는 일본 사회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하다.

"많은 사람이 원전은 위험한 것이라 인지하고 있는 듯합니다. 원전 재가동에 일본 국민의 7할 정도가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계와 정부, 이들의 영향을 받는 대형 언론은 여전히 원전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마이니치TV와 신문사의 보도는 방사능 피폭에 의한 갑상샘 암 발생 상황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의 어려움, 방사능 방류 상황 등을 미약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 일본 정부는 사고수습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최근에도 원자력발전소 내에서 고농도 오염수가 배수구에서 직접 바다로 흘러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아베 총리는 "오염수는 후쿠시마 원전 항내에서 차단되고 있고 제어되고 있다"라고 올림픽 유치 위원회에서 세계를 향해 공언했지만, 완전히 거짓말입니다. 원전 항내와 바깥 바다는 실제로는 물이 드나들고 있습니다. 즉, 방사능에 오염된 폐수라는 것입니다.

또, 사고 수습 현장에서는 사망 사고를 비롯한 산재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피폭 허용 한도가 꽉 찬 숙련 노동자들은 갈수록 현장을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아마추어 노동자를 긁어모으고 있지만, 불충분한 것은 분명합니다.

지하수가 원자로 건물에 몰려와 오염수도 점점 쌓이고 있습니다. 매일 거대한 탱크가 만들어질 정도입니다. 오염수를 정화하는 시스템을 가동시키고 있습니다만, 잦은 고장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삼중수소는 정화 장치를 사용해도 방사능물질이 제거되지 않습니다.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를 바다로 방출하려고 합니다."

"4세 여아 소변에서도 세슘 검출되기도..."

▲ 지난 1월 21일 서울시 광화문 광장에서 환경시민단체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재개에 반대하며 집회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정대희
▲ 지난 1월 21일 서울시 광화문 광장에서 환경시민단체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재개에 반대하며 집회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정대희

 -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가 자국민에게 정보제공을 제대로 하고 있나?

"일본 정부는 사고 직후에도 방사능 구름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SPEEDI'라는 시스템의 데이터를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 사람들이 방사능 구름이 흐르는 방향으로 대피해 오히려 더 피폭됐습니다. 당시 수습과정에서도 정부는 '제어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후쿠시마 현에서 실시한 검사에서 118명의 아이가 갑상샘 암 '악성 또는 악성 의심'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87명이 수술을 받고 갑상샘 암으로 확정됐습니다. 게다가 수술 결과에서는 7할이 림프절 전이를 하고 있어 악성도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방사선 영향으로 볼 수 없다'라고 말했고, 언론도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 일본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인가?

"후쿠시마현에는 '유리 배지(Glass Badge)'라는 게 있습니다. 이 배지는 방사선 관리 구역에서 일하는 근로자용 개인 피폭 선량 측정기입니다. 이것을 주민들에게 배포해 피폭량을 직접 측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피폭이 대단한 일이 아닌 것처럼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이 배지는 정면의 방사선에 대해서는 정확히 측정되지만 후쿠시마처럼 신체의 주변의 방사선을 조사할 경우 30~40% 낮게 측정됩니다. 이것을 센터에서 조사해 밝혀냈습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Risk communication, 위험 정보교류)'이라 부르며 다양한 집회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피폭은 별것 아니다', '방사선을 신경 쓰면 오히려 건강에 더 나쁘다' 등이라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정보 제공을 제대로 하지 않을 뿐더러, 거짓 정보를 의도적으로 흘리고 있습니다."

- 피해지역 주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설명해 줄 수 있나?

"많은 자녀를 둔 부모, 특히 어머니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방사선 피폭의 영향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경제계, 자치 단체장 및 지역 경제계, 유력자 등이 '소문이 피해를 조장한다', '부흥에 방해가 된다'라며 불안감마저 말할 수 없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정부는 주민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피난 지정을 해제해 배상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고향으로 귀환하는 사람, 귀환하고 싶어도 인프라 부족으로 귀환할 수 없는 사람, 배상이 중단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귀환하는 사람, 자기 부담으로 피난, 이주를 진행하는 사람 등 주민이 분단되면서 지역 커뮤니티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힘들어 하며 자살하는 노인도 있고, 임시 가건물 주택에서 몸 상태가 나빠져 숨지는 노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 일본 아이들을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

"동일본 전역의 아이들 350명에 대해 400회 소변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매우 넓은 범위에서 아이들의 오줌에서 세슘(Cs-134, 137)이 검출됩니다. 지난해에는 후쿠시마 다테시(伊達市)의 유치원 아이들의 거의 전원의 소변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약 60%의 어린이들에게서 0.2~0.7베크렐/L의 세슘이 검출되었습니다. 도쿄와 사이타마 현 등에서도 검사를 하고 진행하고 있는데, 후쿠시마 다테시의 아이들에게서 세슘이 검출되는 비중과 수준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다테시의 유치원 아이들은 몇 개월을 두고 2회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 아이 오줌의 세슘 수준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설문 조사를 살펴보면 다테시의 부모들이 음식에 나름대로 주의를 주고 있었습니다. 흙과 먼지 등 호흡을 통한 영향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 연구조사결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일본 관동지역 28개 지역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실시한 결과, 18개 지역의 아이들의 소변에서 세슘(Cs-134, 137)이 검출됐습니다. 원전사고 이후 약 1000일간 조사한 결과입니다. 특히 이와테현 이치토세키시(후쿠시마로부터 약 165km)에 거주하는 4세 여아의 소변에선 4.5베크럴/L(2011년 9월 기준)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 정황을 따져본 결과, 할머니의 밭에서 수확한 채소와 표고버섯, 산나물 등을 먹어 수치가 높게 나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실제로 집에서 재배한 말린 표고에서 검출된 방사능 수치는 1.1810베크렐/L 이었습니다. 하지만 1000일이 지난 후에도 아이들의 소변에서 세슘이 검출되었습니다.

다테시 지역은 제염작업을 진행한 지점의 방사능 오염 정도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민가 옆의 도로를 따라서는 1μSv/h를 초과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또, 민가의 정원이나 물받이의 아랫부분은 제염작업 이후에 1년이 경과했는데 오히려 수치가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흙먼지 등으로 재오염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에서도 0.3~0.4μSv/h의 방사능 수치가 나타나 호흡기로 인한 흡입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즉, 제염의 목표가 달성되자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염을 해도 다시 오염되는 현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실태를 무시하고 주민에게 귀환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 방사능 수치 및 소변검사 이외 연구조사한 분야가 있는가?

"삼베를 실외에 10~14일 걸어 두고 부착한 세슘의 양을 정확히 측정하는 공기 중 방사능 오염 조사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 방법은 매우 쉽게 공기 중의 먼지 방사능 양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지금 곳곳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있지만, 역시 토양 오염이 높은 곳, 피난 지정 구역 등에서는 공기 중의 먼지에서 방사능 농도가 높게 나타납니다."

▲ 지난 1월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환경시민단체가 일본산 수산물 재계에 반대하며, 집회시위를 가졌다. ⓒ 정대희
▲ 지난 1월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환경시민단체가 일본산 수산물 재계에 반대하며, 집회시위를 가졌다. ⓒ 정대희

- 최근 한국에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가 논란이 됐다. 일본과 한국 정부의 말처럼 일본산 수산물 정말 안전한가?

"센터가 수산물의 방사능오염에 대해서 조사한 적은 없습니다. 정부의 데이터를 보면 넙치, 가자미 등 해저에 사는 물고기가 세슘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오염수를 현재도 방류하는 상태이고 생물 농축을 통한 먹이 사슬의 상위에 있는 물고기의 오염은 이제부터입니다. 이 분야에서 조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도 일본 정부가 원전가동 및 확대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히타치, 도시바, 미쓰비시 등 일본의 대기업은 세계적 원전 업체입니다. 이들 기업의 주위에는 건설 등 대기업이 붙어 있습니다. 그들은 원전을 세계에 수출하고 싶어합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원전 추진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문제는 피폭 문제 이외에도 핵 폐기물이 갈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고로 발생한 대량의 제염 쓰레기 하치장조차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핵 폐기물 처리 방법도 없이 다시 원전을 가동시키고 대량의 핵 폐기물을 발생하는 것은 미래의 세대에 대해 지극히 무책임한 일입니다."

- 한국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 사고가 일어나면 방사능 확산에 국경은 없습니다. 그리고 사고는 유감스럽지만, 반드시 일어납니다. 한국 국민들과 연대해 모든 원전을 하루빨리 막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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